단기적인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 노출이 우리의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 영향은 노출 후 약 4시간이 지나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 대학교와 맨체스터 대학교 합동 연구진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미세먼지가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깨끗한 공기와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 환경에서 각각 한 시간 동안 노출시킨 후, 4시간 뒤 인지 테스트를 수행하게 했다. 실험은 완전 교차 설계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정상적인 호흡을 하거나 코를 막고 입으로만 호흡하는 방식으로 각각 실험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에 노출된 참가자들은 선택적 주의력과 감정 표현 판별 능력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정 인식 능력 저하는 행복한 표정과 두려운 표정을 구별하는 데서 더욱 두드러졌다. 주의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저하되었고, 얼굴 표정을 인식하고 감정을 구별하는 정확도가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Spatial n-back Task를 이용한 작업 기억 평가와 Psychomotor Vigilance Task를 이용한 정신운동 경계심 평가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미세먼지가 특정 인지 기능에는 영향을 주지만, 모든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미세먼지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설이 제시됐다. 하나는 미세먼지가 코를 통해 후각 신경을 타고 직접 뇌로 이동하는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폐를 통해 체내로 들어가 염증 반응을 유발해 뇌 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가자가 코를 막고 입으로만 호흡했을 때도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해, 미세먼지가 주로 폐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는 가능성이 더 유력한 기전으로 제시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 오염이 우리의 일상적인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주의력과 감정 인식 능력의 저하는 업무 수행과 사회적 상호작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에서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연령이나 건강 상태에 따른 차이를 살펴볼 계획"이라며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가 신경망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을것"이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기간의 미세먼지 노출만으로도 우리의 인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중요한 연구로, 대기 질 개선과 관련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Nature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치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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